위원회 소개
횃불로 타오른 독립투사 유갑순
강화도 화도면에는 마리산(摩尼山)이 있습니다. 마리는 머리의 옛말입니다. 해발 472m에 불과하나 뭇 산들의 머리가 되기에 강화도 지역주민들은 마리산이라 불렀습니다.
마리산을 중심으로 남쪽에는 한라산이, 북쪽에는 백두산이 같은 거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리산은 한반도의 삼대영산(三大靈山) 중 굴지의 영산으로,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의 일맥이 기기묘묘한 문필봉을 이루고 있어 볼수록 장엄하고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습니다.
마리산 정상에는 6m 높이의 참성단이 있습니다.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祭)를 지내기 위해 돌로 쌓은 재단입니다.
조선조 인조(仁祖) 17년(1639년)과 숙종(肅宗) 26년(1700년)에 수축한 기록이 있고, 현재 성역으로 보호하여 출입이 불가하나 매년 개천절에 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1953년 이래 전국체육대회의 성화가 채화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마리산은 우주에서도 빛을 뿜어내는 모습이 보인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1972년 미국이 쏘아 올린 아폴로 17호가 우주를 선회할 때 지상 관제탑에서 위치파악을 위해 “지금 무엇이 보이는가?”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자 선장 닐 암스트롱이 “중국의 만리장성이 보이고 동쪽에서 시뻘건 불기둥이 솟아오르고 있다”라고 응답해왔는데, 훗날 과학자들은 그 불기둥이 ‘대한민국의 마리산’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마리산의 붉은 정기를 품고 있는 강화군 화도면은 원래 고가도(高加島)라는 이름의 외딴섬이었습니다. 1706년(숙종 32년)에 강화유수 민진원이 벌인 간척사업으로 가능포와 선두포가 축조되면서 강화도 본토에 합쳐졌습니다.
일제강점기 임시정부 교통국의 국내교통연락원으로 활약한 유갑순 열사는 마리산 정기를 받고 태어난 민족주의자입니다.
대일항쟁에 하나뿐인 목숨을 초개같이 버렸음에도 후대의 관심을 받지 못한 숨은 영웅입니다. 그의 처절한 민족애가 역사 속에 묻혀갈 즈음이던 지난 2018년에 이르러서야 국가가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였습니다.
지난해(2021년)는 유갑순 열사가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한 지 10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그의 이름이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된 감격에 떨리는 마음으로 지난 1년여 시간을 그의 흔적을 찾는 데 쏟아부었습니다.
그러나 생가도, 혈족도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상훈법 시행령에 따르면 서훈은 직계 및 방계 혈족에게만 전수됩니다. 막막한 심정에 지역의 지도자분들과 논의하여 ‘독립운동유갑순기념관사업추진위원회’를 꾸리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크게 진전을 이루지는 못하였습니다. 국가보훈처 등 정부기관에서도 유 열사의 공적 및 사적 기록물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임시정부 교통국에서 독립군 군자금 모금책으로 활약한 공적 자료를 근거로 하되, 유 열사 주변 인물들의 활동 이력과 국내 항일운동사를 토대로 유추하여 유갑순 열사의 일대기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본 추진위원회는 유갑순 열사 일대기 발간을 시작으로 나라를 위해 절의를 굳게 지킨 독립유공자들의 고귀한 행적을 계속 발굴해 나갈 계획입니다.
더 많은 유공자가 밝은 세상으로 나와 후손에게 귀감이 되고 그들의 고귀한 희생에 합당한 상훈이 추서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며, 이에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동참이 뒤따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2년 7월
독립운동유갑순기념관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 유열규